남 편 / 문 정 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 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 이 시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출판 되어 주목 받고있는 영역 시선집 "우먼 온더 테라스"에 실렸고

미국 평가단으로 부터 펄펄 살아있는 한국 현대 시 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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