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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통신 제131

동남아한센선교회

양한갑/최영인선교사

 

2막을 시작하는 봉(Bong)의 간증

 

10년 전 일이다. 카나다 몬트리올 목회를 마치고 한센 선교를 위해서 필리핀으로 왔다. 마닐라 근교에 위치한 필리핀 한센인들의 정착촌 딸라(Tala)로 들어갔다. 딸라를 떠난 지 13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변한 것이 없었다. 그 만큼 소외된 땅이었다. 나는 다시 낯선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자신의 집 마당을 내어 준 사람이 있었다. 봉 팡일리난(Bong Pangilinan)이었다. 한센병으로 손가락 열 개를 전부 잃어버린 장애인이었다.

 

무척 뜨거웠던 오후, 하늘이 열린 네 평 남짓한 그의 작은 마당에서 첫 예배가 드려졌다. 매주 그의 마당은 야곱의 우물이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내 얼굴이 벌겋게 익어가는 모습이 못내 안쓰러웠던지 봉이 일을 벌였다. 손가락도 없는 사람이 혼자서 마당에 지붕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 어디에서 뜯어 왔는지 아니면 어디에서 주워왔는지 모르겠지만 낡은 양철들이 하나 둘 덮어지면서 그의 마당은 아름다운 성막이 되었다. 그곳에서 어른들이 모이고, 그곳에서 청년들이 모이고, 그곳에서 어린이들이 모였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예배가 있는 곳이 교회다. 봉의 마당은 그렇게 교회가 되었다.

1년 후, 드디어 딸라교회를 건축하게 되었다. 그때 봉에게 건축 자재를 지키는 경비 일을 맡겼다. 그러나 그 일이 그에게는 양이 차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손가락이 없는 사람이 팔을 거둬 붙이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 맨손으로 흙을 긁어 담았다. 그의 마지막 손가락 마디들이 퉁퉁 부어올랐다. 만류해도 소용이 없었다. 딸라교회 이 구석, 저 구석에는 그의 손자국들이 크게 크게 묻어있다.


그런데 그가 쓰러졌다. 스스로 걸을 수가 없게 되었다. 무릎 골수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의 아내도 갑작 시력을 잃어가는 중병에 걸렸다. 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두 사람이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믿음 생활을 저버렸다는 소식이었다. 개척 맴버로서 온 힘을 다해서 섬겼는데 어떻게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그런 병을 주어 죽게 하느냐고 날마다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다고 했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원망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는 듯 했다. 심방을 가야 했지만, 찾아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이 더 악한 말들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결국 두 달 만에 찾아 갔다. 그를 찾지 않았던 나에게 섭섭함이 많았던 봉은 그의 얼굴을 나에게 주지 않았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던 길이었기에 큰 상처는 없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서 갔던 길이 아니라 그를 책망하기 위해서 갔던 길이었기에, 나를 밀어냈던 그의 모습은 더 강한 메시지를 선포하도록 나를 자극했었다. 그의 마당을 첫 예배 처소로 내놓았던 일을 칭찬하지 않았다. 몽당손으로 교회를 건축했던 일을 칭찬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신 일에 비하면 그들이 한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 공로를 앞세워 하나님은 자신들에게 항상 축복을 주셔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그들에게 빚진 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께 그들이 영원히 빚을 진 사람들임을 전했다. 그러므로 설령 암으로 죽고, 설령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원망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주셨다. 두 사람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회개하고 돌아온 두 사람에게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두 달 후, 봉이 휠체어 없이 주일 예배에 참석해서 간증을 했다. 병원으로부터 암이 없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간증이었다. 아내도 시력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1년 후, 주일 예배 후에 봉이 나에게 와서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제가 처음으로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프니 한 대를 구입했습니다. 지프니를 교회 앞에 대기해 놓았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그의 말처럼 교회 앞에 멋진 지프니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그의 딸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버지에게 선물한 지프니였다. 딸라교회 교인들 중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큰 사업이었다. 그의 지프니를 붙잡고 마음껏 축복의 기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지난 주, 주일 예배 후에, 봉이 다시 나에게 와서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새집을 지었습니다. 쌀 가게도 오픈했습니다. 입주하기 전에 목사님께 축복 기도를 받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가 지은 새집으로 갔다. 암을 이겨낸 그가 아니라, 시험을 이겨낸 그에게 하나님께서 큰 은혜와 복을 내려주시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0년 전, 그는 나에게 그의 마당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10년 후, 그는 하늘이 열려있는 그의 새집 앞마당을 다시 나에게 내어주며 예배를 요청했다.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나는 그에게 산토 니뇨(Sto. Nino)에서의 제1막의 삶이 끝나고, 산 로케(San Roque)에서 제2막의 삶이 열렸다고 전했다. 자신의 첫 번째 집을 예배 처소로 내놓았던 한센인 봉(Bong), 교회를 건축했을 때 마지막 손가락 마디들이 퉁퉁 붓도록 흙을 팠던 한센인 봉(Bong), 사탄의 공격을 받고 예수 신앙을 버린 채 처참하게 무너졌던 한센인 봉(Bong), 그가 회개하고 일어났다. 회복 그리고 재헌신. 그리고 축복.... 봉 형제의 승리는 많은 한센인들에게 예수의 복음이 왜 필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그에게 더 많은 물질적 축복이 아니라, 그에게 더 많은 사역들이 주어지기를 기도한다. 필리핀 한센 선교의 첫 번째 열매를 그처럼 축복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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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갑선교사 (Joshua H. Yang) 

동남아 한센 선교회 Asia Leprosy Mission 
Korea (82) 010.9931.1254 
Philippines (63) 0939.903.5516 
Myanmar (95) 0926.412.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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