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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신 끝을 향하여

 

요 21:1-6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하셨습니다그래서 제자들이 갈릴리로 이동했습니다. 3년 전예수님과 함께 갈릴리를 떠난 이후에 예수님 없이 제자들만 갈릴리로 돌아가게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을 것입니다살살 불어오는 헬몬산의 시원한 바람온 몸을 감싸주는 벳세다 언덕조용히 왔다 물러가는 잔잔한 파도달빛이 우수수 떨어지는 은빛 호수 그리고 풀도 잠들게 한 고요함과 적막함... 제자들은 고향 갈릴리 향취에 그렇게 푸욱 빠져들고 있었습니다그때 베드로가 일어나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련다.” 그러자 다른 제자들도 벌떡 일어났습니다. “형님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 3년 만에 가져보는 갈릴리 어부들의 흥겨운 야행(夜行)이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낚시는 밤에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뜨거운 낮에는 물고기들이 물밑으로 내려가 있다가기온이 떨어지는 밤이 되면 시원한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참으로 오랜 만에 노()를 저었지만 피곤함을 몰랐을 것입니다제자들이 택한 도구는 낚싯대가 아니라 그물이었습니다갈릴리 호수는 해수면보다 200미터가 낮습니다그래서 평지에서 내려다보면 대형 수족관과 같았습니다그 갈릴리 호수 안에는 약 40종이 넘는 물고기들이 풍성했습니다그래서 밤낚시는 바가지로 물고기를 퍼내는 일과 같았습니다그런데 제자들이 던진 그물에는 물고기 한 마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날이 새기 전까지 던지고 또 던졌지만 헛 그물질만 했습니다그때 해변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얘들아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없나이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라그리하면 잡으리라.” 그 말씀대로 그물을 오른쪽으로 던졌습니다그때 많은 고기가 그물에 들어왔고, 그물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그때서야 해변에서 말씀하셨던 분이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베드로가 제일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서 생선과 떡으로 아침 조반을 미리 준비해 놓고 계셨습니다.

 

   여기에서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제자들이 밤새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던 일이 잘못 된 일이었느냐 하는 것입니다저는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의 꾸중은 찾아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오히려 예수님은 그들이 대어(大魚) 153마리를 잡도록 도와주셨습니다그리고 뭍으로 올라온 제자들을 위해서 친히 아침 조반을 준비해 주셨습니다꾸중 대신에 수고했다고 어깨를 두들겨 주시는 주님의 모습처럼 제 눈에는 들어왔습니다그 일이 있은 후에 주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고주님의 양들을 치라는 사명을 그에게 주셨습니다그리고 요한복음은 대단원의 막을 거기에서 내렸습니다.

 

   요한복음에 기록된 제자들의 마지막 동선(動線)을 정리해 보겠습니다부활하신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을 두 번 만나셨습니다그리고 세 번째 만남은 갈릴리에서 갖겠다고 하셨습니다예루살렘에서 갈릴리까지는 약 150km가 되었고, 3일 정도 걸어가야만 했던 먼 길이었습니다마지막 갈릴리에서 예수님은 일반 사람들은 만나주시지 않으셨습니다오직 제자들만 만나주셨습니다그처럼 멀리 있었던 갈릴리를 만남의 장소로 택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이런 추측을 해봅니다.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고 봅니다첫째는 제자들이 물고기를 잡아보도록 한 일과 둘째는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시는 일이었습니다사명을 주시는 일은 꼭 갈릴리가 아니라도 가능한 일이었습니다그러나 물고기 잡는 일은 갈릴리 밖에는 없었습니다사해로 가겠습니까지중해로 가겠습니까갈릴리가 유일했습니다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하셨던 말씀 속에는 갈릴리로 가서 물고기를 잡아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던 것입니다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 한 가운데로 갈 때까지 나타나지 않으셨고새벽 미명에 나타나 고기를 잡았느냐고 물으셨던 것입니다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주님은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그러므로 예수님께서 갈릴리를 약속 장소로 잡으셨던 목적은 제자들에게 고기를 잡아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예수님의 [마지막 레슨]이 담겨져 있었습니다갈릴리는 예수님의 사역이 펼쳐진 주 무대였습니다. 특별히 갈릴리 호수는 폭풍우 속에서 제자들의 믿음이 시험대 위에 오르기도 했던 곳이었습니다그러나 갈릴리 호수가 마지막 레슨 장소로 정해졌던 것은 제자들을 다시 한번 시험해 보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예수님은 사명자로 곧 땅 끝을 향하여 떠나게 될 제자들로 하여금 마지막으로 갈릴리의 향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베풀어주셨던 주님의 넓은 배려였다고 확신합니다갈릴리에 대한 진한 향수가 제자들의 가슴 밑바닥에 여전히 잠겨 있었습니다그래서 베드로가 달빛이 그윽이 내려앉는 갈릴리 호수를 보았을 때 그의 가슴에 묻어두었던 갈릴리의 향수가 힘차게 밀고 올라왔던 것입니다.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련다.” 그의 그 말 한마디 속에서 갈릴리를 향한 베드로의 찐한 그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그처럼 고향의 그리움은 언제든지 베드로를 끌어당겨 다시 갈릴리 어부가 되게 할 만큼 위력적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계셨던 주님이셨기에 마지막 레슨이 갈릴리에서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그동안 가슴에 꼭꼭 묻어두었던 갈릴리의 향수를 마음껏 즐기고 있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비록 3년 만에 그물을 잡았지만갈릴리에서 잔뼈가 굵은 제자들이었기에 만선(滿船)을 자신했었습니다그러나 그들의 자신감은 맥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수십 번이 아니라 수백 번 그물을 던졌을 것입니다그런데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것입니다그들이 그 밤에 배운 레슨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과 자신들이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똑똑히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마지막 레슨 후에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지만그들은 다시 갈릴리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갈릴리 어부로 돌아간다는 것은 허탕 치는 일이라는 것을 마지막 레슨에게 똑똑히 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연어는 바다에서 성장한 후에 자신이 태어난 개울로 올라가 알을 낳고 죽는 회귀(回歸)하는 물고기라고 합니다우리는 그런 연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그것이 갈릴리 호수에서 가르쳐주신 예수님의 마지막 레슨이었습니다주님이 떠난 이후에 목자를 잃은 양처럼 그들은 흩어져 그들이 태어났던 고향으로가족이 있는 집으로일터가 있던 곳으로익숙한 것들이 많은 곳으로 뿔뿔이 돌아갈 수도 있었습니다그러나 마지막 레슨을 받았던 제자들은 죽을 때까지 갈릴리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은 갈릴리가 아니라 땅 끝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예수님께서 3년 전에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부르셨을 때 그들에게 하셨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나를 따라오라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4:19) 하셨습니다제자들은 마지막 갈릴리 레슨에서 자신들이 어떤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는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그들은 자신들이 아무리 원해도 물고기를 낚는 갈릴리 어부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사명을 받은 자로서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는 []을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10가지를 정해서 그것들을 다 해보고 멋있게 죽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예수님의 제자들에게는 그런 버킷 리스트는 없었습니다그들에게는 그들이 원했던 [끝]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셨던 [끝]만 있었습니다크리스천은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지혜롭게 분별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그리고 그들을 왜 부르셨는지 그 부르심의 목적을 분명히 알도록 해주셨습니다갈릴리에서 가졌던 마지막 레슨에서도 그 부르심의 목적이 분명히 들어났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그래서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구원을 받게 되었고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그리고 그 분의 제자가 되었습니다그렇다면 우리 역시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질문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 질문을 가지고 산다면 정말 멋진 인생의 마지막 피날레(finale:)가 될 것입니다우리가 원하는 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을 향하여 가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갈릴리로 불러내셨던 것은 갈릴리가 그들의 이 될 수 없음을 알게 해주시려고 하셨던 것입니다우리의 끝은 어디입니까주님의 말씀 속에 우리의 끝이 있습니다. “나를 따라오라.” 거기가 우리의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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