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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갑 선교사 - 9월 9일 은혜의 말씀
빛나는 자
롬 16:1-2
고린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11km 정도 가면 겐그레아(Cenchrea)가 나옵니다. 고린도는 이태리, 스페인 등 서유럽으로 가는 국제 항구였고, 겐그레아는 소아시아, 이스라엘, 이집트로 가는 국제 항구였습니다. 지금은 서쪽 고린도와 동쪽 겐그레아 사이에 뱃길 운하가 건설되어 이집트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에 이어 세계 3대 운하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겐그레아가 고향이었던 뵈뵈(Phoebe)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뵈뵈는 성경에서 오늘 본문에서만 언급되었습니다. 단 두 절에 불과하지만, 사도 바울은 그 두 절 안에 뵈뵈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아 놓았습니다. “내가 겐그레아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이 말씀을 중심으로 뵈뵈의 생애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겐그레아는 사도 바울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린도교회에서 1년 6개월의 선교를 마치고 안디옥교회로 돌아갈 때, 바울은 겐그레아로 내려가 배를 타고 에베소로 건너가 안디옥으로 갔습니다. 그때 겐그레아에서 바울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머리를 깎았습니다. “바울은 더 여러 날 머물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갈새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 하더라. 바울이 일찍이 서원이 있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더라.” (행 18:18) 유대인은 여러 목적을 가지고 서원할 때 머리를 깎았습니다. 바울이 어떤 서원을 하나님께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머리를 깎은 것은 율법을 준수하고자 함이 아니라, 새로운 헌신과 결단의 의미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처럼 바울이 겐그레아로 내려갔을 때, 뵈뵈도 그곳에 있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겐그레아교회는 바울이 세우지 않았습니다. 뵈뵈가 고린도에서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 고향으로 돌아가 교회를 설립했을 것입니다. 믿어보려고, 믿어보려고 해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말씀이 의심 없이 그냥 다 믿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순종과 헌신도 마찬가지 입니다. 믿음을 가졌다고 해서 다 헌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일에 항상 주저주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믿자마자 모든 것을 다 드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드림도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뵈뵈는 믿자마자 그 믿음과 드림이 한꺼번에 폭발하여 그녀의 영성이 수직상승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뵈뵈에 대한 사도 바울의 기록을 보겠습니다. 첫째, 바울은 그녀를 ‘겐그레아교회의 일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헬라어 원어로 보면 그 ‘일꾼(διάκονος)’이란 '디아코노스" 단어는 ‘집사(διάκονος)’와 동일했습니다. 그러므로 뵈뵈를 ‘겐그레아교회 집사’로 불러도 됩니다. 둘째, 바울은 그녀를 “우리 자매 뵈뵈”라고 호칭했습니다. 바울에게만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도 소중한 사람이란 뜻이었습니다. 특별히 ‘자매’라는 단어는 바울이 디모데와 디도를 ‘아들’이라고 부른 것과 동일하게 바울이 뵈뵈와 특별한 가족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셋째, 뵈뵈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나의 보호자’란 표현은 ‘나의 후원자’란 뜻이었습니다. 뵈뵈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거나, 무역의 항구 겐그레아에서 루디아처럼 큰 사업을 했던 사업가 일 수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뵈뵈는 자신에게 있는 부(富)를 복음 전하는 주의 종들을 섬기는 일에 아낌없이 드렸습니다. 넷째, 바울은 뵈뵈가 로마에 도착하면 합당한 예절을 갖춰서 그녀를 영접하고,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든 것을 제공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로 좀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바울이 왜 뵈뵈를 로마로 보냈을까요? 사도 바울이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로마였습니다. 그런데 그 로마를 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2차 전도여행 때, 고린도에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로마로부터 온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바울은 그들로부터 로마교회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로마를 더욱 더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성령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3차 전도여행이 시작되었고, 바울은 다시 고린도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로마서는 바로 그때 고린도에서 기록되었습니다. 약 AD 57년경이었습니다.
로마서에 기록된 말씀들은 그 무게를 측량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중대한 메시지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민했습니다. 그 로마서를 누구를 통해서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전달할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당시 로마제국을 통치했던 사람은 기독교를 가장 잔인하게 박해했던 네로 황제(AD 54-68년 재위)였습니다. 그러므로 로마서를 전달하는 일은 마치 독립군의 밀서(密書)를 전달하는 일처럼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안전한 전달을 위해서 로마의 길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게 부탁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들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바울이 택한 사람은 바로 겐그레아교회 집사 뵈뵈였습니다.
로마서를 고린도에서 로마까지 가지고 가는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뵈뵈가 육로로 갔었는지, 해상으로 갔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로마서를 품에 넣고 가는 동안 그녀가 얼마나 떨었을지 우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육로로 갔다면 24시간 로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것입니다. 해상으로 갔다면 높은 파도가 일어날 때마다 로마서를 부둥켜안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만약 뵈뵈가 그 막중한 임무를 실패했다면 우리는 로마서를 영원히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간절히 부탁했던 것입니다. “뵈뵈가 내 서신을 가지고 로마에 도착하게 되면,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녀를 영접하고,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베풀어 달라.” 뵈뵈처럼 누군가에게 꼭, 반드시,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우리는 이제 복음의 원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초대교회 사도들과 성도들이 외쳤던 복음은 구원이었지만, 그 복음은 항상 고난과 함께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기복신앙에 물들어 복음은 곧 축복이라는 신념(信念)으로 나아갈 때가 많습니다. 구원은 두 번째, 고난은 세 번째, 축복이 첫번째 일때가 많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잘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뵈뵈 앞에 설 수 없을 것입니다.
정리합니다. 뵈뵈의 일생에서 그녀의 하이라이트는 어디입니까? 고린도에서 바울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을 영접한 일입니까? 고향으로 돌아가 겐그레아교회를 설립한 일입니까? 사도들과 성도들을 물심양면으로 섬긴 일입니까? 로마교회에 로마서를 전달한 일입니까? 아닙니다. 고린도에서 로마까지 가는 여정이 뵈뵈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도중에 로마서를 잃어버릴까봐, 검문을 받고 로마 군인에게 로마서를 뺐길까봐, 높은 풍랑에 로마서를 바다에 빠트릴까봐 품 안에 단단히 끌어안고 뜬 눈으로 지새우며 갔던 그 고난의 길이 뵈뵈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뵈뵈는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서 매일 매일 목숨을 걸고 로마를 향해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뵈뵈의 삶은 그녀의 이름처럼 더욱 더 빛나는 삶이 되었던 것입니다. 뵈뵈(Phoebe)는 “빛나는 자(radiant, shining one)”란 뜻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센선교를 감당하면서 하나님은 부족한 종에게도 수많은 “뵈뵈”들을 보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많은 교회들이 기도와 물질로 한센선교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모두 “빛나는 분”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헌신과 섬김을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뵈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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